티스토리 뷰

00. 들어가며

 

 도서관에서 한국사 책을 찾다가 이 책을 발견했다. 책의 제목을 읽는 순간 '역사 글쓰기는 일반적인 글쓰기와 다른가?'라는 의문이 들었다. 읽어야 하는 한국사 책을 뒤로하고 도서관에서 이 책을 바로 빍려 읽기 시작했다.

 

 메모를 하며 책을 읽어나가는 도중 메모의 양이 너무 많아져 이대론 안 되겠다 싶었다. 결국 책을 구매해서 다시 읽기로 했다. 구매한 책이 도착하자 다시 처음부터 책을 읽기 시작했다. 밑줄긋는 부분이 상당히 많았고, 따로 메모할 내용도 많았다.

 

01. <역사 글쓰기, 어떻게 할 것인가>

 

 '사실들은 역사의 이야기를 구성하는 데 필수 요소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두 군대가 어디서 서로 마주쳤고 어느 측이 승리했는지 안다고 해도 그것만으로 그 사건을 이야기로 꾸밀 수 있는 것은 아니다.' _ p.23

 

 우리는 흔히 '역사'라고 하면 '사실'을 떠올린다. 그래서 종종 국정교과서가 뭐가 나쁘냐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역사를 '사실'이라는 단어만 떠올린다면 큰 오류를 범하는 것이다.

 

 역사는 '사실'과 '해석'을 포함한다. 역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이 말을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역사는 승자들의 기록이다' 그렇다 역사는 승자들이 기록하고 후대에 전해지는 것이다. 패자의 이야기는 승자의 이야기에 묻혀버린다.

 

 그런만큼 역사는 '사실'에 '누가' '어떤' 해석을 붙이느냐에 따라 다르게 전해질 수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역사가나 역사 이야기를 쓰려는 사람들이 가져야할 자세에 대해 이야기 한다. 또한 기술적인 부분도 다루고 있어, 역사 글쓰기를 하려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02. 일반 글쓰기와 무엇이 다른가?

 

 일반 글쓰기도 분야와 형식 등에 따라 글쓰는 방법이 달라지게 된다. 그러나 역사 글쓰기는 좀 더 특별한 상황에 놓여있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우선 '사실'이 있다.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자료를 취합해서 저자의 해석을 붙여 자료와 자료사이에 있는 공백을 메우는 것이 역사 글쓰기다.

 

 따라서 같은 주제와 재료를 가지고 글을 쓰더라도 전혀 다른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 저자가 책에서 강조하는 이야기는 역사 글쓰기는 주제를 정해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하고 파고들라는 것이다.

 

 주제를 정하고 깊이 파고들 때는 유념해야할 점이 있다고 한다. 다른 글쓰기는 참고문헌 없이도 글쓰기가 가능하겠지만, 역사 글쓰기는 다양한 참고문헌을 통해 글을 써야 풍부하고 진실에 가까운 이야기를 쓸 수 있다고 한다. 이때 가공된 자료인 이차자료보다는 전해져오는 그대로인 일차자료를 반드시 참고해 글을 써야 한다고 말한다.

 

 다양한 자료를 참고해야함에 따라 참고한 자료를 글에 반드시 표기해야 한다고 했다. 저자가 반복하여 이 말을 언급하는 걸로 봐서는 아주 중요한 사항이지 않을까 싶다.

 

 물론 역사 글쓰기 역시 일반 글쓰기와 같은 점은 많았다. 그중에 모든 글쓰기에 도움이 되는 저자의 말을 한 문장 가져왔다.

 

 '글을 쓰고, 메모하고, 다시 읽고, 수정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생각이 더욱 명료해지고 견해가 강화된다.' _ p.140

 

 

03. 역사는 지루한 이야기가 아니다

 

 조선의 역사는 책으로도 많이 출간되고 있지만, 텔레비전이나 영화로도 많이 소개되고 있다. 이순신 장군의 전투를 그린 '명량', 사도세자의 아픔을 그린 '사도', 수양대군이 등장하는 '관상' 등 영화로만 그려진 역사도 꽤나 많다.

 

 우리는 역사 공부를 재미없게 하면서 이런 영화나 드라마를 재미있게 챙겨본다. 그것은 단순히 영화나 드라마이기 때문일까? 역사는 '이야기'다. 누가 어떻게 해석하고 표현해느냐에 따라 그것이 재밌을 수도 있고, 지루한 역사가 되기도 한다.

 

 역사 공부가 재미없는 탓은 흥미를 유발하지 못하는 교육 때문이 아닐까 싶다.

 

 

04. 마치며

 

 역사 공부를 한국사로 시작하면서 역사 글쓰기에까지 관심을 가지게 됐다. 어릴 적 역사가 재미없어 그렇게 공부하기 싫어했는데, 스스로 필요를 느껴 내 입맛에 맞게 공부를 하다보니 이만큼 재미있는 학문이 또 없다.

 

 한국사를 공부해 정리해 글로 쓰고 활용할 생각으로 이 책을 읽었다. 그런데 역사 글쓰기의 '기술'적인 부분을 찾으려 읽었던 책이 역사 공부를 한층 더 재미있게 만드는 책이 됐다. 이 책은 단지 역사 글쓰기를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들만을 대상으로 쓰인 책이 아니다. 과제 또는 스스로 공부를 하며 글로 정리하는 사람들이 읽어도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과거를 알면 미래의 실수를 피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도 지나친 단순화에 속한다. (...) 새로운 발명, 새로운 사고방식, 새로운 발상의 조합은 모든 예측을 뒤집어버릴 수 있다.' _ p.74

 

 역사는 시대에 따라서도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역사에 정답이란 없을지도 모른다. 지금은 과거의 어떠한 사건을 잘못된 사건이라 말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미래에는 또 다른 해석이 올바른 해석이라 말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역사는 재미있는 것이 아닐까. 많은 사람들이 '과거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역사를 알아야 한다'라고 하지만 과거를 안다고 같은 실수를 안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새로운 시대에 다른 모습을 하고 찾아올지도 모르니까.

 

<역사 글쓰기, 어떻게 할 것인가>, 리처드 마리우스, 멜빈 E. 페이지, 휴머니스트

-

'도서관에 사는 남자' [브런치] 구독하기 >>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하트를 가득 채워주세요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