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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0. 들어가며

 

 과연 역사 공부를 재미있게 생각하는 사람이 우리나라에 몇이나 될까? 처음 역사를 배울 때 정말 재미없었던 기억이 있다. 공부 자체를 좋아했던 시절도 아니었지만 외울게 너무 많았던 역사는 특히나 싫어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역사는 내게 '재미없는' 학문이었다. 그렇지만 역사는 꼭 알아야함을 알고 있었고, 언젠간 반드시 공부를 해야하는 학문이라고 여기고 있었다. 결심은 반복하고 실천은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역사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호기심에 시작한 공부는 그제서야 내게 재미있게 다가왔다.

 

01. <왜 우리는 역사에 빠져드는가>, 이수광

 

 '역사를 해석하는 것은 각자의 몫이다. (...) 그러나 본인의 평가와 해석을 다른 사람들에게 억지로 주입하려는 것은 폭력이다.' _ p.8

 

 그렇다 역사를 해석하는 것은 개인의 몫이다. 역사에 빠져드는 이유를 간단하게 생각해보면, 본인만의 방법으로 역사를 해석할 수 있기 때문에 역사가 재밌는 것이 아닐까 싶다.

 

 물론 작가가 한 위의 말처럼 우리는 대게 자신의 역사 관점을 남에게 주입하려는 경우가 많다. 역사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는 역사에 대해 아무것도 몰라서 어차피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런데 역사 공부를 시작하며 올바르게 역사를 바라보는 방법을 배우게 되었다.

 

 이 책 역시 그런 책이다. 역사는 무엇이며, 우리는 어떻게 역사를 해석해야 하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책이다. 책의 저자는 이수광 작가다. 그는 <나는 조선의 국모다> 등 다양한 역사소설과 역사서를 펼쳐낸 작가다. 역사에 관심을 가지고 깊이 파고들며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의문을 가지고 이 책을 집필했다고 말했다.

 

 <왜 우리는 역사에 빠져드는가>라는 책은 역사는 무엇인지, 역사는 진실인지, 과연 역사는 진보하는 것인지, 개인의 일상도 역사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작가의 생각이 담겨있는 책이다. 너무 학술적이지 않고, 흥미로운 사건들을 담고있어 책장이 술술 넘어가는 책이다.

 

 

02. 역사란 무엇일까?

 

 옛날에는 역사를 기록하는 사람인 '사관'이 있었다고 한다. 거짓으로 꾸며지지 않고 사실만을 기록하기 위해 사관들이 기록하는 역사는 왕도 살펴볼 수가 없었다고 한다. 물론 왕 중에 자신의 잘못을 가리려 이 역사 기록을 들여다 본 왕도 있었다고 한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다'라는 유명한 말이 있다. 조금만 생각해봐도 이는 당연한 말이다. 특히나 옛날에는 패자가 대부분 죽임을 당했기에 역사를 쓸 수 없었다. 때문에 지금 우리가 보는 역사는 승자들의 시점에서 쓰여진 역사다.

 

 이수광 작가는 책에서 역사를 '과거를 알아가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흔히 역사를 알아야 하는 이유는 같은 실수를 두 번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라고 한다. 저자 역시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과거를 알고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역사를 알아야 한다고 했다. 또한 과거에서 미래의 비전을 찾기 위해 역사를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올바른 역사관이 중요한 것이 아닌가 싶다.

 

 

03. 역사에 빠져드는 이유

 

 사람은 이야기에 빠져든다. 연예계 뒷 소문인 루머들이 알려지면 누구나 흥미를 가진다. 재밌는 드라마나 영화가 나오면 사람이 우루루 몰려든다.

 

 역사에 빠져드는 이유도 이 때문이 아닌가 싶다. 역사는 수많은 이야기의 결정체다. 1년도 아니고 10년도 아니다. 수백 년, 수천 년 동안 쌓인 이야기를 듣는 것이다. 이 이야기에는 조각나 사라진 것도 있고, 누군가에 의해 꾸며진 것도 있다. 그래서 과거의 조각을 끼워맞추며 비어있는 공간을 이야기로 채워야 한다.

 

 이것이 관점이다. 조각과 조각 사이에 어떠한 이야기를 짜넣느냐에 따라 역사는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과거 사실이라는 조각에 누군가 이야기를 붙이는 역사를 좋아한다. 드라마나 영화에 역사 관련 주제가 많이 나오는 것도 그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

 

 

04. 마치며

 

 역사는 증거와 해석의 소산물이다. 그래서 뻔히 증거가 있지만 시대가 변함에 따라 역사도 다르게 해석되는 경우가 있다. 과거 증거를 살피는 기술이 발달하고, 숨겨졌던 이야기가 사람들의 말을 통해 전해져 밝혀지면서 우리가 알고 있던 역사와 다른 역사가 자리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역사를 바라보는 또 하나의 눈을 준 이 책은 꽤나 도움이 됐다. 중간중간 실려있는 과거 의문의 이야기들은 나를 역사에 더 빠져들게 만들었다.

 

 다만 이 책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 저자는 종종 '과거에 이런 상황에서 이렇게 했다면 이런 결과가 나왔을거다'라는 투로 확신에 차서 말한다. 그러나 본인이 가진 증거와 해석을 통해 그렇게 역사를 바라볼 수는 있더라도 남에게 강요를 해서는 안 된다. 본인이 한 말을 본인이 지키지 못하고 있는 느낌이었다.

 

 그래도 내게 역사에 더욱 흥미를 가지게 해준 점과 새로운 관점을 가지게 해준 것만으로도 이 책은 꽤나 마음에 들었다. 학술서적 같지 않고 편안하게 역사에 관해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역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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