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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왜 역사를 알아야 할까? 역사란 단순히 과거의 사실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모든 사람, 모든 사건이 역사로 남았다면 아마 지금보다 역사 공부가 더 괴로워지지 않았을까 싶다.

 

 어렸을 때부터 우리는 주입식으로 역사를 공부한다. 교과서에 실려있는 하나의 역사적 해석에 대해서만 배운다. 하나의 사건에도 다양한 해석들이 있는데, 그 모든 해석은 무시된 채 흔히 동의되는 하나의 역사적 관점을 '정답'인양 가르치고 또 배우고 있다.

 

□ 역사가 되는 사건들

 

 과거에 일어났던 모든 사건들이 역사로 기록되지는 않는다. 우리는 대게 나라의 운명을 바꾼 사건들이나 놀라운 발명 등에 대한 역사를 배운다. 그런데 간혹 사소한 하나의 사건도 역사적 기록으로 남는 경우가 있다. 과연 역사로 남는 사건이나 인물은 누가 정하는 걸까?

 

 이 책의 저자인 에드워드 카는 역사학자로 유명하다. 역사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이름이다. 그는 이 책에서 역사로 기록되는 사건이나 인물을 결정하는 것은 역사가의 손에 달렸다고 말한다. 역사가 들이 중요하게 생각하고, 연구한 결과들을 지지해주는 후원자들이 받쳐줄 때 그것은 역사가의 손에 의해 역사가 된다고 했다.

 

 역사가 역사가의 손에 의해서 정해지고 기록에 남는만큼 역사는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의심을 담고 있다.

 

 

□ 역사에 정답이 있을까?

 

 우리나라 교육은 하나의 정답만을 찾아야 한다. 물론 보기가 여러개 있고 정답이 될 수 있는 것을 모두 찾으라는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그것은 역사적 사실을 해석하는 문제와는 조금 거리가 있다. 그래서 우리는 역사를 배울 때 대게 역사를 바라보는 시선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정답을 배우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배우는 역사는 비록 사실에 기초하고 있다고 해도, 엄격히 말하면 결코 사실이 그것이 아니라 널리 승인된 일련의 판단들이다.' _ 배러클러프

 

 저자는 책에서 위의 말을 인용하고 있다. 그리스의 역사를 배움에 결함이 있는 이유는 역사에 빠진 조각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 역사들이 대부분 소수의 사람들에 의해 쓰여졌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역사적으로 기록되어 있는 사실이라고 하는 것들이 이미 정답이 아닐 수 있는 건 아닐까?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적 사실이 실제 '사실'이 아니라면, 역사적 사실을 가지고 하는 연구들 역시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겠다.

 

 

□ 역사는 진보하는 걸까?

 

 에드워드 카는 현대인들이 지난 여러 세대의 경험을 축적하여 사고능력을 증가시켰다고 말한다. 과거의 경험을 통해 점차 더 나은 사고를 할 수 있다고 했다. 그의 주장은 역사는 진보한다고 말하고 있다.

 

 흔히 우리는 '역사는 같은 실수를 두 번 하지 않기 위해 배우는 것이다'라고 한다. 흔히 통용되는 말도 그렇고, 이 책의 저자의 말 역시 역사는 진보할 수 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그러나 독일의 철학자 헤겔은 '인간이 역사를 쓰기는 하지만 역사로부터 교훈을 얻지는 못한다'는 말을 했다.

 

 어느 쪽의 주장이 맞느냐를 떠나서 요즘 현실을 살펴보면 역사가 과연 진보하는 걸까라는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과거의 잘못인 관리들의 부정부패는 여전하고, 수많은 비리로 둘러싸여 있다. 이런 모습들을 보면 우리는 진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 우리가 역사에서 얻을 수 있는 것

 

 저자는 이 책에서 역사에 대해 현재와 과거 사이의 대화라고 말한다. 현재의 관점으로 과거를 이해하고, 그 이해를 바탕으로 현재를 더 깊게 이해하는 것, 그것이 바로 역사의 기능이라고 한다.

 

 우리는 역사가 진보하지 않는 모습을 수없이 많이 목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역사가 진보한다거나 역사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다는 소리는 설득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역사를 알아야 한다. 과거에 했던 잘못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고, 어떻게 노력해야 하는지, 어느 방향으로 가야하는지 알기 위해 역사를 공부해야 한다.

 

 

□ 마치며

 

 역사서하면 어느 책에서나 이 에드워드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책을 인용한다. 그래서 한 번 읽어보자 결심하고 먼저 마음에 드는 번역을 찾았다. 몇 권을 뒤적였지만 내 마음에 쏙 드는 번역본은 없었다. 결국 가장 최근에 번역된 책을 보기로 했다.

 

 나름 최근에 번역된 책을 읽었지만 책 내용이 어려운 탓인지, 번역이 이상한 탓인지 쉽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물론 내가 그만큼 내공이 얕은 것일 수도 있다. 저자가 책을 쓰며 엄청난 공부를 하고 자료조사를 한 것은 알 수 있었다. 그런만큼 시간이 지나고 한 번쯤 다시 읽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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