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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를 하다보면 다투지 않는 사람은 없습니다.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만나 사랑을 시작하면 누구보다 가까워지게 됩니다. 그러나 가까워진다고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가까워질수록 상대방의 치부도 드러나게 되고 장점보다는 오히려 단점이 크게 보이기 시작하죠.


 다툼이 있을 때는 무엇이 문제이며, 어떻게 해결해나가는 것이 현명할까요?


* 본인이 드러나지 않도록 내용을 약간 변경·축약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연애에 고민이 있어 이렇게 연락을 드리게 되었습니다.


 저는 30대 중반의 여성입니다. 현재의 고민은 남자친구와의 관계입니다. 모임에서 알게 돼 1년 정도 알고 지내다 연애를 시작하게 되었는데요. 연애한 지 6개월 정도가 지나면서부터 남자친구와 다투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전에 했던 연애들도 다투다가 결국 홧김에 헤어지자고 해서 이별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전 남자친구의 잘못 때문에 다투긴 했지만 홧김에 헤어지자고 말했던 것이 후회되더라구요. 그래서 이번 연애는 홧김에 헤어지자는 말을 내뱉지 말고 최선을 다해보자는 생각을 했어요.


 얼마 전 추석 연휴에 남자친구와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도 많이 다퉈서 여행을 갈 수 있을까 싶었는데 다행히 여행을 가서도 다투지 않았습니다. 제가 지쳐서 짜증 나는 말을 내뱉어도 그냥 넘어가 주더라구요.


 그러나 문제는 여행을 다녀온 후에 일어났습니다. 며칠 후에 제 생일이 있었어요. 당연히 남자친구랑 보내겠지 생각을 했죠. 그런데 남자친구는 제 생일인 것을 몰랐는지 제 생일날까지 약속을 다 잡아놨더라구요.


 그래서 며칠 뒤 제 생일이라는 것을 남자친구에게 말했어요. 그랬더니 생일이 되기 전날 저녁에 잠깐 만나자고 하더군요. 잠깐 만나자는 말에 더 화가 났어요. 제가 화가 난 것을 느꼈는지 남자친구는 계속 시간을 조정하더라구요.


 이미 화가 많이 난 상태라 바로 온다고 하는 남자친구의 전화도 받지 않았어요. 저는 너무 서운해서 남자친구에게 얼굴도 보고 싶지 않다고 했죠. 그랬더니 생일날마저 연락도 없고 찾아오지도 않더라구요. 저녁 늦게나 돼서야 마지못해 생일 축하한다는 연락이 왔어요.


 제가 가장 화나는 것은 제가 이렇게 화나고 속상한 마음을 표현했음에도 불구하고 남자친구가 그냥 모른척한다는 부분이에요. 제가 안 만난다고 했어도 다음 날 다시 연락을 해보든가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제가 화난 이유를 다 말해줬는데도 어떻게 하면 제 화가 풀릴지도 설명을 해줘야 하나요?


 정말 기분이 나빠서 헤어지자고 하고 싶은데 홧김에 하는 말이 아닌가 싶어 아직은 참고 있습니다. 서로 서운한 점을 이야기하면 '내 의도는 그게 아닌데 왜 그런 걸로 서운해하냐'라며 많이 싸워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 내 의도는 상대방이 알 수 없다

 내 속마음을 상대방이 모두 알 수는 없다. 내게는 이것이 당연한데 상대방은 저것이 당연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로 다른 두 사람이 연애를 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이 당연히 알아주기를 바라지 말고, 먼저 내 의도를 올바르게 전달해야 한다.


 간단한 예를 하나 들어보자. 철수와 영희가 있다. 둘이 데이트를 하기 위해 만났다. 오랜만에 만나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자 철수가 영희에게 묻는다. "저녁 뭐 먹을래?" 영희는 대답한다. "아무거나." 아무거나 괜찮다는 영희의 대답에 철수는 정말 '아무거나' 선택해 저녁을 먹으러 간다.


 여기서 영희는 정말 아무거나 먹어도 돼서 '아무거나' 좋다고 답한 걸까? 간혹 그런 경우도 있겠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영희는 아마도 아무거나라고 말을 하면서도 본인이 먹고 싶은 음식을 머릿속에 떠올렸을 것이고, 철수가 그중에서 알아서 잘 골라주길 바랐을 것이다. 그러나 철수는 웬만하면 '아무거나'라는 대답에 정말 아무거나 먹어도 된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두 사람이 의도하는 바는 정말 다르다. 특히나 남녀 간의 생각에는 큰 차이가 있다. 물론 서로 노력해 상대방의 의도를 끊임없이 알아내려 하는 사람들은 이런 속마음을 눈치챌 수 있겠지만, 누구에게나 쉬운 일은 아니다. 그리고 말해주지 않는 속마음을 눈치채는 데는 많은 에너지가 소모된다.


 상대방이 당연히 알거라 생각하지 말고 '모를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보자. 이런 생각 하나만으로도 두 사람 사이에 다툴 일은 많이 줄어들고 더 가까워질 수 있다.



- 화가 날 때는 말을 아껴라

 연애를 하다 보면 당연히 화가 날 때도 있다. 사랑하는 사이라도 상대방의 마음을 알아주지 못할 때나, 알려고 하지 않을 때는 당연히 화가 난다. 그러나 화가 난다고 버럭 화를 내버리면 결코 문제를 좋게 해결할 수 없다. 화가 날 때는 일단 말을 아껴야 한다.


 항상은 아니지만, 난 화가 날 때는 일단 말을 아낀다. 일단 참고 보면 화가 많이 가라앉는다. 무엇에 화가 났는지도 다시 돌아보게 되고, 화를 낼 일이 아니라며 화를 가라앉히는 경우도 많다. 화가 날 때 조금만 참고 생각해보면 생각보다 화를 낼만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기도 한다.


 화를 내면 결국 손해다. 정작 내가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게 되고, 상대방에게 화를 내면 상대방도 화가 나 서로에게 결국 안 좋은 영향을 끼친다.


 '이것이 화를 낼 일인가'를 먼저 생각해보고 화를 낼 일이 아니라면 내려놓으면 된다. 화낼만한 일이라고 하더라도 버럭 화를 내기보다는 화를 좀 가라앉힌 상태에서 조곤조곤 말로 전달하는 것이 좋다. 연인관계에서나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이렇게 화가 날 때는 일단 말을 아끼고, 화에 대해 잠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좋다.



- 내가 부족한 건 아닐까?

 연인 사이에 다툼이 생기면 보통 상대방만의 잘못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다툼은 결국 서로의 잘못에 의해서 일어난다. 누군가 큰 잘못을 해서 다툼이 생겼다고 하더라도 객관적으로 잘 살펴보면 상대방에게도 다툼의 원인이 있기 마련이다.


 상대방에게 화가 나는 일이나 서운한 일이 생겼다고 하더라도 잠시 멈춰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문제의 원인을 내가 조금이라도 제공한 것은 아닌지, 내가 다르게 행동했더라면 문제가 생기지 않았을 일인지 잘 생각해보면 문제의 원인이 상대방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내게도 조금은 있는 경우가 있다.


 물론 오롯이 상대방의 잘못으로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그러나 상대의 잘못에 내가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연애가 달라질 수 있다.



 나와 친한 남자 한 명 있다. 그 남자는 아주 열정적으로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이다. 연애를 하면서도 여자친구와 만나기로 한 시간 외에 여자친구가 본인의 시간을 뺏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남자가 여자를 별로 좋아하지 않네'라고 생각할 수 있다. 물론 본인도 그랬을지는 모른다.


 그러나 얼마 전 여자친구가 남자를 배려해주는 일이 있었다고 한다. 만나기로 한 날이 아닌데 여자친구가 남자에게 선물을 주기 위해 만나자고 했다. 남자는 당연히 선물을 받고 함께 시간을 보내야겠구나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여자친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은 모양이었다. 선물도 미리 다 봐서 준비해두고 남자에게 마음에 드는지만 확인한 뒤 선물을 주고 남자에게 들어가서 할 일 하라고 한 것이다. 남자는 이런 여자친구의 행동에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뭐 그런 일로 감동을 받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는 상대방의 속마음을 먼저 알아주고 배려해준 행동이다. 이런 사소한 배려를 할 줄 알고, 그 상대방이 그 사소한 배려를 이해해줄 수 있을 때 사랑은 더욱 단단해지는 것이 아닐까 싶다.


 다툼의 원인은 상대방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다. 때로는 내가 그 원인을 제공한 사람일 수도 있다. 서로의 차이를 좁혀가는 것이 사랑이고, 차이를 좁혀가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마음을 이해할 줄 알아야 한다. 노력해보지도 않고 상대방만 탓하는 사랑은 결국 성숙해지지 못할 것이고, 노력해도 안 되는 사랑은 그때 가서 다른 사랑을 찾는 게 맞지 않을까 싶다.


 누군가의 잘못에 초점을 맞추지 말고, 내가 상대방에게 해줄 것은 무엇이 있을까라고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 때로는 상대방에게 변화를 요구하는 것보다 내가 먼저 변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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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 사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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