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살다보면 누구나 흠을 하나쯤 가지고 살아가게 됩니다.


 아무리 뛰어난 사람도 과거를 살펴보면 잘못된 일을 저지르거나, 말하지 못할 컴플렉스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흠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이 흠을 가지고 있지만 잘 보이지 않는 이유는 다른 것들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번 고민 역시 연애 고민인데요. 본인이 흠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은 어떻게 연애를 해야 할까요?



* 본인이 드러나지 않도록 내용을 약간 변경·축약했습니다.


안녕하세요. 30대 중반 개인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는 여성입니다.


 처음으로 고민우체통에 고민 편지를 보냅니다. 연애 고민이에요.


 저는 20대 후반 큰 수술 때문에 아이를 가지기가 어려운 몸이 됐습니다. 만나던 남자친구와도 그 문제 때문에 결국 이별을 하게 됐습니다. 결혼까지 약속한 사이였는데 말이죠. 노력하면 아이를 낳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아서 이별을 하게 되었습니다.


 충분히 이해하기에 미워하지는 않습니다. 사람마다 입장 차이가 있으니까요.


 문제는 그다음이었습니다. 누군가를 만나기 시작할 때 이 문제를 상대방에게 먼저 알렸다가 상처를 받기도 했습니다. 이해해주는 사람을 만났을 때는 괜히 자격지심이 생겨 자존감도 떨어지더라구요. 스스로 '을'의 입장을 자처해서 연애를 하는 제가 미워 이별을 한 경험도 있습니다.


 이런 경험들이 지속되다 보니 이제는 혼자가 더 편해졌습니다. 외롭기는 하지만, 곁에 부모님도 계시고 친구들도 있고, 맛있는 것도 먹으러 다니고 좋은 데 놀러도 다니고 이 생활도 나름 괜찮더라구요.


 제가 몇 년 전부터 활동한 모임이 있습니다. 사람들도 좋고 여행이나 공연, 등산 등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인 모임입니다. 그곳에서 마음에 드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그분은 정말 순수한 의도로 모임에 나오시는 분입니다.


 그분은 자신의 일에서는 전문적이지만 모임에 나오면 오빠 같기도 하고, 아빠 같기도 하고 딱 어른 같은 느낌이 들어 의지하고 믿을 수 있는 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매너도 있고, 능력도 있지만 안티는 전혀 없는 그런 이미지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저와 이루어질 확률이 전혀 없다는 것입니다. 그분은 과거 사랑에 아픔을 겪고 현재는 독신으로 살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분 근처에는 이쁘고, 어리고, 능력 있고, 재산도 많은 괜찮은 여자들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개인적인 만남은 절대 가지지 않더라구요. 독신 선언에, 주변에 멋진 여성분도 많은 그분에게 제 마음을 표현하는 게 맞을까요?


 어릴 때는 자신감이 있어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으면 먼저 다가가고 했지만 지금은 쉽게 말할 수 없는 제 문제 때문에 겁쟁이가 된 것 같아요. 그냥 이대로 곁에서 좋은 분을 지켜봐야 하는지, 아니면 그래도 역시나 제 마음을 표현하는 게 맞을지 모르겠네요. 답은 정해져 있지만 고민은 끝이 없습니다.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 흠 없는 사람은 없다

 살면서 나쁜 짓 한 번 안 한 사람이 없고, 단 하나라도 흠이 없는 사람은 없다. 본인의 잘못으로 흠이 생길 수도 있지만, 본인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흠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우리는 누구나 완전한 인간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사람은 실수를 하며 배운다. 난 어렸을 때 거짓말을 하면 부모님께 매를 맞았다. 사실 그대로를 부모님께 이야기하면 혼날 것 같아 거짓말을 했다. 그런데 부모님은 항상 내 거짓말을 꿰뚫고 계셨다. 거짓말을 할 때마다 심하게 혼나다 보니 자연스레 거짓말은 안 좋은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누구에게나 흠이 있다. 그러나 흠이 있다는 사실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내가 가진 흠을 어떻게 다루느냐는 것이다. 내 흠에 집중을 하면 그것밖에 보이지 않아 결국 의기소침해진다. 그러나 내가 자신감 있는 일, 내 장점에 집중하면, 흠보다는 나의 좋은 점에 집중해주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 그럴 때가 더욱 빛나기 때문이다.



-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우는 것이 사랑이다

 사랑은 완벽한 사람 둘이 만나서 하는 게 아니다. 흠이 있는 두 사람이 만나 서로의 흠을 채우도록 돕는 것이 사랑이다. 누군가와 사랑에 빠지기 위해서 내가 완벽해지길 기다리면 안 된다. 사람이 완벽해지는 순간은 절대 오지 않기 때문이다.


 마음에 드는 상대방이 있다고 해보자. 그런데 그 사람은 나와 어울리지 않게 너무나 많은 걸 가진 사람이다. '나 같은 사람은 성에 차지도 않겠지'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사랑은 결국 서로의 내면이 어울려야 하는 법이다.


 아무리 완벽해 보이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남들에게 드러내지 않는 부족한 점은 있다. 특히나 많은 사람들에게 완벽해 보이는 이미지를 풍기는 사람들은 그 이미지를 감당하기 위해 많은 짐을 어깨에 짊어지고 살아간다. 본인의 완벽한 이미지 때문에 어디 가서 터놓고 자신의 속마음을 이야기하기도 쉽지 않다.


 이렇게 겉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속으로는 누구나 적어도 하나쯤은 부족한 점이 있기 마련이다. 외모로, 재산으로, 지적으로 채워줄 수 있는 '부족함'도 있지만, 그와는 다른 '부족함'을 가진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에게는 명예도 돈도 아닌 그 부족함을 채워줄 수 있는 사람이 최고의 짝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둘이 만나 하나가 되는 게 사랑이 아니라, 둘이 만나 서로가 각자의 색으로 더 빛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사랑이 아닐까.



- 외롭지 않은 사람은 없다

 아무리 혼자서 잘 살아가는 사람이라도 외로운 순간이 있다. 요즘은 혼자 사는 것이 자연스러운 시대가 됐다. 혼자서 밥을 먹는 음식점도 생기고, 혼자서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작은 노래방도 생겼다. 혼자서도 즐길 수 있는 것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혼자서 할 것들이 많아졌다고 하더라도 결국 혼자는 외로운 법이다.


 난 나이에 비해 꽤나 오래 혼자 생활을 했다. 처음에는 좋았다. 내 생활패턴을 가지고 지적하는 사람도 없었고, 혼자 쉬고 싶을 때 방해하는 사람도 없었다. 심심할 땐 친구들을 불러 집에서 함께 치킨을 시켜서 먹으며 운동경기를 보기도 했다. 또한 종종 내가 속한 모임에 나가 신나게 떠들다 집으로 들어오기도 했다.


 외로움은 혼자 있을 때 찾아왔다. 오히려 많은 사람들과 어울리고, 혹은 신나게 시간을 보낸 날일수록 집으로 돌아와 홀로 되는 시간은 더욱 외로웠다. 세상은 모두 잠들고 나만 깨어있는 기분이었다.



 나이가 들면 외로움에 어느 정도는 익숙해지지만, 문뜩문뜩 떠오르는 외로움에는 절대 익숙해질 수 없다. 괜찮은 척하는 것뿐이다. 아무리 자기관리를 잘하고, 하루를 알차게 보내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결국 혼자가 되는 순간은 외로워지기 마련이다. 그 외로움을 채울 수 있는 것 역시 사람뿐이다.


 사연에서 답은 정해져 있다고 하셨지만, 아직 아무런 결정도 내리지 못하셨다면 그건 아직 답이라 확신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본인이 답이라고 생각하는 선택에 자신이 없기 때문에 어떤 선택도 하지 못하는 것이다. 진짜 답을 가지고 있었더라면 바로 그 답을 선택했을 것이다.


 내가 드리고 싶은 답은 정해져 있다. 진정 마음이 있다면 그 마음을 전해야 한다. 곁에서 지켜만 보다가 이도 저도 안 되면 결국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결과가 어떻게 되든 말이라도 한 번 해볼걸.'


 안 하고 평생 후회할 바에는 후회되더라도 속 시원하게 저질러 버리고 후회하는 편이 덜 후회된다. 물론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이번에 마음을 표현하지 못하면 다음 사랑이 와도 결코 내 마음을 건네지 못할 것이다.


 

고민우체통에 고민 보내는 방법>>


===

'도서관에 사는 남자'

▼SNS 구독하기▼

==============================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하트를 가득 채워주세요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