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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뛰어난 작가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황홀한 글감옥>, 조정래, 시사IN북

 

■ 조정래 작가는?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 <정글만리> 등 대작들을 출간한 작가다. 하나의 대하소설을 쓰기도 어렵다고 하는데, <태백산맥>과 <아리랑>, 그리고 <한강>. 이렇게 그는 자그마치 세 편의 대하소설을 출간했다.

 

 그는 이 대하소설들을 쓰는데 거의 20여 년이 걸렸다고 한다. 쓸 양도 많고, 취재할 양도 많았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엄두를 낼 분량이 아니다. 그러나 그는 해냈다. 그는 이 대하소설을 쓰기 위해 술 한 잔 마시지 않았다고 한다.

 

 흔히들 예술가는 자유분방하고 창의적이라 한순간에 창작을 해내는 줄 알고 있다. 그러나 진정한 대가들은 엄청난 노력을 통해 자신의 실력을 차츰차츰 쌓아간다. 그 역시 이런 부류의 사람이었다. 하루에 16시간 동안 글을 쓴다고 했다. 요즘에는 거의 모든 작가들이 컴퓨터로 타자를 치며 글을 쓴다. 하지만 그는 아직도 원고지에 손수 글을 쓴다고 한다. 이런 노력이라면 누구나 대작가가 되지 않을까?

 

<황홀한 글감옥>, 조정래, 시사IN북

 

 이 대하소설을 포함하여 그의 책들은 한국에서 많이 팔린 것뿐만 아니라 미국, 영국, 일본 등 다양한 나라의 언어로 번역되어 수출까지 됐다고 한다. 그런 그는 이 책에서 자신에 대해 말하고 있다.

 

 출판사에서 보낸 500여 가지의 질문 중에 비슷한 것을 빼고 간추려서 총 84가지의 질문에 대해 속 시원한 대답을 해준다. 여기에는 작가의 글 쓰는 방법과 대하소설에 대한 많은 궁금증에 대한 대답들이 쓰여 있다. 이 책을 읽고 그의 책을 읽으면 더 깊이 읽을 수 있지 않을까.

 

 

■ 어떤 질문들이?

 

 출판사에서 받은 여러 질문들을 분류해서 총 세 가지로 나눴다. 문학론과 작품론 그리고 인생론. 문학에 대한 그의 생각과 그의 작품. 그리고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그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그중에서 몇 가지만 뽑아서 살펴보자.

 

- 문학과 민족은 어떤 관계를 갖고 있나

 

 '어느 민족이나 어떤 나라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 소설은 역사책보다 한결 더 효과적일 수도 있습니다. 역사책이란 대부분 정치사에 치중한 건조한 기록일 뿐이지만, 소설은 전통, 정서, 풍속, 습관 등이 다채롭게 펼쳐지면서 감동까지 주기 때문입니다.' _ p.19

 

 "소설을 왜 읽어야 하죠?" 나는 이 질문을 꽤나 많이 들어봤다. 나는 소설가도 아니고, 단지 책 읽기를 좋아하는 사람일 뿐이다. 이 질문을 처음 받았을 때는 난감했다. '나는 왜 소설을 읽었을까?', '왜 소설을 읽어야 할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 답을 내게 알려줄 사람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소설을 읽어야 할 이유는 세상에는 수많은 다양한 삶이 있기 때문이다. 이 세상은 나 혼자만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기 때문에 소설을 읽어 수많은 삶을 간접적으로 느껴봐야 한다. 그래야 더 풍족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

 

 

- 긴 소설을 끌고 가면서도 강한 흡인력을 유지하는 비결은?

 

 '하루의 집필량을 30장으로 정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꼭 지키기 위해 한 달 집필량 합산표를 만들어 책상 위에 딱 놓습니다.' _ p.249

 

 조정래 작가는 끊임없이 노력했다. 하루의 집필량이 30장이라는 것은 200자 원고지로 30장이라는 것이다. 자그마치 하루에 6000자를 쓴다는 것이다. 그것도 손으로 원고지에 한자 한자 써넣는다고 하니 엄청난 노력이다. 이런 노력을 할 수 있다면 누구나 대작가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문제는 아무나 이런 노력을 못한다는 것이다.

 

 책을 읽으며 노력에 대한 의지가 불타올랐다. 나도 재능이 탁월한 사람이 아닌지라 노력파의 길을 택할 수밖에 없다. 노력이 무수히 쌓이면 실력은 기본적으로 따라온다. 글을 쓰는 길에 접어든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다만 참고하고 있어야 할 점은 작가의 국가관이나 가치관 등이 뚜렷하기 때문에 작가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읽기 힘든 책이 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추천하는 이유는 대작가는 이러한 노력이 만든다는 사실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그의 인생관이나 작가론이 옳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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