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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쓰고, 또 쓰고, 계속 써라

 

 '나는 한 달에 노트 한 권 정도는 채우려고 애를 쓴다. 글의 질은 따지지 않고 순전히 양만으로 내 직무를 판단한다. 그러니까 내가 쓴 글이 명문이든 쓰레기이든 상관없이 무조건 노트 한 권을 채우는 일 자체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_ p.54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나탈리 골드버그

 

 오늘도 노트를 펼쳤다. '오늘은 무얼 쓰지?' 항상 시작되는 나를 향한 물음이다. 바로 쓸 거리가 생각나 노트를 펼치자마자 스르륵 적어 나가는 날이 있는가하면, 시작도 못하는 날도 있다. 이런 날은 펜을 놓고 도서관을 나온다.

 

 내가 산책을 좋아하는 이유는 머리가 맑아지기 때문이다. 해결되지 않는 고민이 있거나, 머릿속이 복잡할 때, 그리고 아무 생각도 하고 싶지 않을 때 등 많은 경우에 어디서든 밖으로 나와 걷는다. 머리를 비우려고 걷다보면 의도적으로 생각을 하려고 하지 않아도 머릿속의 문제들이 하나둘 해결되는 일이 벌어진다.

 

 글을 쓰려고 하는데 글감이 떠오르지 않을 때도 마찬가지다. 도서관에서 나오면 많은 건물과 나무들, 높은 하늘을 만날 수 있다. 글을 쓸 거리는 머릿속이 아니라 이런 자연에 수없이 많다. 글을 쓸 대상을 고르면 이야기는 신기하게도 머릿속에 자연스레 흘러들어 온다.

 

 

 글을 쓰기 위한 노력은 이것의 반복이다. 글감을 찾고, 머릿속에 흘러들어오는 이야기들을 적어나가는 것. 물론 이렇게 자연스레 이야기들이 떠오른다고 해서 다 좋은 이야기이고, 좋은 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런 하나의 글들을 어쩌면 쓰레기라고 할 수도 있다.

 

 매일 열심히 쓰더라도 어디에 써먹지도 못하고, 아무도 읽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런 쓰레기를 자꾸 만들어내는 이유가 있다. 이런 쓰레기들이 결국 내 실력을 쌓아주기 때문이다.

 

 가끔, 때로는 자주 글쓰기가 힘들어진다. 글을 쓸 거리가 도저히 떠오르지 않을 때도 있고, 주제나 대상을 잡아도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야할지 방향이 잡히지 않는 경우도 있다. 노트를 펼치고 펜을 드는 순간 글을 쓰기가 정말 싫을 때도 있다. 이것은 비단 글을 쓸 때만 나타나는 감정은 아니다.

 

 

 나의 경우 내 일이 글쓰기라서 매일 똑같은 노동을 반복하기 때문에 하기 싫은 순간이 오는 것은 당연하다. 만약 내 일이 빵을 굽는 일이었다면 빵을 굽기 싫어지는 순간이 꾸준히 찾아왔을 것이다. 하기 싫다고 그 순간 멈추고 다른 일을 다시 시작하게 된다면, 또다시 쓰레기만 만드는 삶을 살게 된다.

 

 실력은 우선 양에서 온다. 글도 많이 써봐야 잘 쓰게 되는 것이고, 빵도 많이 구워봐야 잘 굽는 것이다. 여기에다 다양성을 추가하면 정말 좋다. 내가 소설을 쓰겠다고 하여 소설 쓰는 연습만 할 것이 아니라, 다른 짧은 글도 써보고 일기를 써보기도 하는 등 다양한 연습을 하는 것이 정말 좋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글을 쓴다. 내가 쓰는 글이 쓰레기가 될지라도 써야 한다. 왜냐하면 그런 노력들이 모여 좋은 글을 쓰는 사람이 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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