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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도서관 사서세요?

조영표 2016. 3. 4. 16:14

 '혹시 도서관 사서세요?'

 

 간혹 내게 직업이 도서관 사서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다. SNS나 블로그 등에서 '도서관에 사는 남자'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하다보니 내 직업이 '사서'인줄 아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의 추측은 틀렸다. 나는 사서가 아니다.

 

 '도서관에 사는 남자'라는 이름은 내 기억이 맞다면 2015년, 작년부터 사용을 하기 시작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일을 그만두면서 다시 도서관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나름 20대를 치열하게 보냈다. 학교 수업은 항상 뒷전이었고 하고 싶은 일을 찾아 헤매며 방황도 많이 했다.

 

 그러다 결국 ''을 선택하게 되어, 일을 하기 전까지는 책과 강연에만 파묻혀 살고 있었다. 그러다 일을 시작하게 됐고, 1년이 조금 안 되게 일을 했다. 한번 빠지면 그 일에 온 신경을 집중하기 때문에 일을 할 때도 누구보다 열심히 했다. 새벽 4시면 기상을 해서 읽고 싶은 책을 읽다 출근 시간 2시간 전이면 항상 회사에 도착해 있었다.

 

 퇴근도 해가 떠있을 때 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잠이 부족해 매일 대중교통을 타는 시간이라도 잠을 보충해야 했다. 그만큼 열심히 하다보니 다니는 회사 조직에 대해서 깊숙이 알게 되었다. 그러고 보니 내 신념과 맞지 않는 일이었다. 깊은 고민 끝에 그만두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다시 도서관으로 돌아왔다. 오랜만에 다시 돌아왔더니 마음도 차분해지고, 생각도 정리가 됐다. 현재의 나를 자세히 살펴볼 시간도 생겼고, 과거를 돌아볼 여유도 생겼다. 그때 알았다. 20대의 대부분을 달리기만 했었다는 것을. 잠시 멈춰 여유를 가져보는 시간이 필요했는데 열심히 달리기만 하다보니 어떤 방향으로 가는지도 몰랐던 것이다.

 

 1년 만 느리게 걷기로 했다. 그토록 하고 싶었던 도서관에서 하루 종일 책 읽기. 일년 동안은 아무 걱정도 하지말고 마음 편히 책만 읽기로 했다. 물론 읽기만 하다보니 며칠 지나지 않아 금세 지루해졌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읽은 책을 블로그에 정리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좋은 책, 좋은 글귀를 다른 사람들에게도 알려주고 싶었다. 그 방법으로 선택한 통로가 인스타그램이었다. 내 이름이 아닌 다른 명칭을 쓰고 싶었다.

 

 도서관에서 하는 일이라고는 책 읽고, 글 쓰는 것뿐이었다. 그래서 지은 명칭이 '도서관에서 사는 남자'였다. 그렇게 나는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글을 쓰고, 블로그와 SNS로 소통하며 살아가고 있다.

 

 

 앞으로는 이곳에 나의 하루 일기를 적어볼까 한다. 내가 보낸 날들은 기억에 남겠지만, 내가 경험하고, 느낀 일 하나하나는 노력하지 않으면 떠오르지 않을테니까. 소중한 내 하루하루들을 남기기 위하여...

 

 '하루쯤은 호텔에서 그동안 읽고 싶었던 책들 실컷 쌓아놓고, 하루 종일 책만 읽으며 쉬고 싶다'라는 생각을 한 번쯤 해보지 않았는가? 도서관에서 사는 나의 하루를 들여다보며 그것이 어떤 기분일지 느껴보는 것도 재밌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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