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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도 하고, 결혼도 해야 하는데 어디서 어떻게 여성분을 만나야 할까요?'

 

 오랜만에 고민상담 메일을 한통 받았다. 요즘에는 온라인으로 고민상담은 거의 없었고, 직접 찾아와 고민을 털어놓는 분들과 대화를 하는 것이 주를 이뤘다.

 

 짝사랑이라... 참 아름답고도 고귀한 것이다. 그치만 너무 아프기도 하다. 짝사랑이 사랑으로 이어지지 않았을 때, 그보다 더 심한 것은 짝사랑하던 사람이 내게 등을 보이며 돌아섰을 때이다.

 

 질문자분께서 보내주신 내용을 토대로 짝사랑에 관하여, 그리고 어떻게 이성을 만나야 할지 생각해보자.

 

 

00. 그분의 이야기

 

( * 익명 보장을 위해 내용을 약간 변경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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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른 중반의 남자입니다. 소심하고, 조용한편이고, 인간관계도 좁고, 키도 160대로 작고, 직업도 별로고, 여자가 좋아할 요소가 없어요. 자신감도 없고 길에서 커플을 보면, 나도 내가 원하는 여자랑 즐겁게 다니면 좋겠다 생각이 들고요. 립서비스지만 착하다 동안이다 잘챙긴다 귀엽다 웃긴다 정도의 말을 자주 들어요.

 

 같은 모임의 동갑여자를 짝사랑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저랑 반대 이미지예요. 활발하고, 적극적이고, 호불호가 뚜렷하고, 목소리도 크고, 외모도 괜찮고, 사람들에게 인기도 많고, 놀러다니는 것도 좋아하죠. 저는 그렇게 놀러다니는 것을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니에요.

 그녀를 혼자 좋아하고 있었는데 모임의 같은 조가 될 기회가 있었어요. 그녀는 그 조의 조장이었죠. 멀리서만 보다가 가까이서 보니 대화도 하게 되고 참 좋았습니다. 주위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그녀에게 마음을 조금이라도 가진 남성분들이 많다고 하더라고요.

 그녀의 이상형은 남자가 키는 175는 넘어야 하고, 덩치도 듬직하게 크고, 직업도 번듯하고, 유머감각도 있으면 좋고, 자기를 잘 이해해주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게다가 밀당도 잘해야 하고, 느낌이 와야 좋다고 하네요. 그녀가 남성분에게 먼저 대시하고 자기가 차버린 경험도 있다고 해요. 그런데 요즘은 외롭다는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안되겠다. 아무리 혼자 속앓이 해봐야 답이 안 나오겠다 싶어 고백하자 마음을 먹었습니다. 휴일에 할 말이 있다며 그녀에게 연락을 했습니다. 그녀는 쉬는 날이긴 한데 친구랑 약속이 있다며 할 말이 있으면 그냥 지금 하라고 했어요. 그래서 전 다음에 얘기한다 했죠.

 기프티콘 선물을 준 적이 있어요. 그때는 '어머 고마워^^'라고 답장이 오더라고요. 그러고 그녀에게 일요일에 시간이 되냐고 물었어요. 그녀는 피곤하다며 평일에 모임 가기 전에 잠깐 보자고 했죠. 마침 그때는 제가 시간이 안 되더라고요.

 그녀가 눈치를 챘나 싶기도 하고, 자꾸 이런 날 싫어하는 것 같기도 해서 전화통화 중에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고 말했죠. 그녀는 자신이 아는 사람이냐며 소개시켜달라는 말이냐고 했습니다. 그런 걸 보면 제가 그녀를 좋아하는 걸 전혀 모르는 것 같기도 해요.

 그런 그녀에게 그냥 말해버렸습니다. 그게 바로 너라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당신이라고. 지금 생각하면 말을 하지 말았어야하지 않았나 싶어요.

 제 말을 들은 그녀는 한참을 웃더라고요. 그러다 '니 마음 못 받아줘서 미안하다. 착한척하고 싶지는 않다. 난 느낌이 와야 남자를 만날 수 있다'라고 하더라고요. 바로 거절 당했죠.

 그래서 마음이 변할 일은 없겠느냐 물었더니 제게 '그렇게 니가 기다리면 부담스러워 앞으로 편하게 대하지 못할 것 같다'라고 하더라고요. 그때는 그녀의 말을 듣고 알았다 하고 전화를 끊었어요. 주위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그녀의 반응에 너무 고분고분 물러선 것은 아니냐고 하더라고요. 진짜 좋아했다면 더 적극적으로 했어야 했다면서요.

 

 '역시 나는 안 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후로 그녀를 봐도 쉽게 다가가지 못했어요. 그녀가 먼저 인사를 건네면 같이 인사를 하기는 했죠. 한번은 키프티콘을 그녀에게 선물했는데 본인은 안 쓰니 다른 사람에게 주라고 답이 오더라고요. 그 후로도 카톡을 보내면 단답 형식으로만 답이 왔어요.

 제가 결혼하자 하는 것도 아니고 밥이나 같이 먹자는 건데 그것도 싫은가 봐요. 무시당하는 기분이 들고, 패배감, 자신감 상실, 무기력 등 부정적인 기운으로 가득해졌어요.

 

 제가 계속 노력을 해야 할까요? 주위 사람들은 '노력해서 만날 수 있는 사람이 있고, 아무리 노력해봐야 안 되는 사람이 있다'라고 하면서 그녀는 후자쪽인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시간 낭비하지 말고 포기하라고 하네요.

 

 계속 노력을 해야 할까요? 아니면 포기하는 게 맞는 걸까요? 포기한다면 다른 여성분은 어디서 어떤 식으로 만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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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여성분의 이상형

 

 우선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앞으로 들려드릴 말은 정답이 아닙니다. 모두에게 해당되는 이야기도 아니고, 여성분들이나 남성분들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도 아닙니다. 그저 제 의견이니 참고만 해주시기 바라겠습니다.

 

 짝사랑이라는 건 누구나 한 번쯤 해보는 아름답고도 아픈 경험이죠. 나이가 적건 많건 짝사랑이라 말만 안 할 뿐이지 누구나 연애를 하기 전에는 짝사랑을 하게 됩니다. 상대방의 마음을 알 수 없어 쉽사리 다가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죠.

 

 먼저 여성분의 이상형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여성분의 이상형이 외적으로나 내적으로나 번듯한 사람이라고 하셨네요. 물론 그것에서 더 나아가 느낌이 와야 연애를 할 수 있다고까지 하셨네요.

 

 제가 연애 고민상담도 꽤나 많이 해드렸는데요. 대부분의 여성분들이 비슷한 이상형을 가지고 계시더라고요.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뭔지 아세요? 제게는 이상형이 이렇다 해놓고 나중에 연애를 하는 상대방을 보면 꼭 이상형을 만나는 건 아니더라고요. 본인이 진짜 어떤 사람을 좋아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참 많다는 얘기인 것 같아요.

 

 나 스스로에 대해서도 잘 모르는데,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부터 아는 것도 말이 좀 이상하죠. 오히려 연애를 하다보면 내가 어떤 사람인지 더 잘 알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인생은 ''를 알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이냐면요. 여성분의 이상형을 들었더라도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에요.

 

 

 

02. 나를 피하는 것 같다

 

 상대방이 내 마음을 알고 조금씩 피하는 것이 느껴진다고 하셨죠. 나를 피하는 데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을 것 같아요. 하나는 '나를 부담스러워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더 가까워지기를 거부하는 마음'일 것 같아요.

 

 질문자분의 상황에서는 후자가 아닐까 싶네요. 물론 상황을 더 자세히 들어봐야 알 수 있겠지만, 만남을 피한다거나 연락을 하는데 단답이 오는 것을 보면 연인으로 발전하고 싶은 마음까지는 없는 것 같아요. 지금의 상황에서는 평소처럼 연락을 하는 것도 괜히 더 싫어질 수 있어요.

 

 

 

03. 포기? 재도전?

 

 상대방이 내 마음을 알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피한다면 어떻게해야 할까요? 사실 정답은 없습니다. '열번 찍어 안 넘어가는 여자 없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 역시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합니다. 간혹 정성을 보고 마음을 돌리는 경우도 있는데요. 싫다는데 자꾸 치근덕거리면 더 싫어지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제가 질문자분의 상황이라면 깔끔하게 포기를 할 것 같습니다. 이는 사람의 성향에 따라 다를 수 있는데요. 상대가 내 마음을 알고 부담이 아닌 싫어서 피하는 것이 느껴진다면 더 다가가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나마 괜찮았던 지금의 감정도 퇴색될 수 있는데요.

 

 '이 사람은 나와 인연이 아닌가 보다'하고 마음 정리를 할 것 같아요. 그리고 다시 힘을 내 내가 더 멋진 사람이 되는 노력을 할 거예요. 결국 내가 좋은 사람이 되어야 그만큼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거든요.

 

 물론 선택은 질문자분의 몫입니다. 본인의 인생을 남에게 맡기면 안 되겠죠? 어른이란 본인이 선택하고, 그 선택에 책임질 줄 아는 사람이니까요. 물론 조언을 들어 참고는 할 수 있겠죠.

 

 

 

04. 새로운 만남

 

 새로운 만남은 어디서,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 요즘따라 이 고민을 하고 계신분들이 많은 것 같은데요. 우리 사회도 점점 1인 가구를 선호하면서 '혼자' 무언가를 할 시간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그만큼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더 어려워지고 있는데요.

 

 제가 권해드리고 싶은 방법은 '취미를 가지는 것'입니다. 물론 취미를 억지로 가지라는 말은 아닌데요. 직장을 다니면 퇴근하고 쉬기 바쁘다고들 합니다. 맞습니다. 회사에서 일도 많고, 사람에게 치이고, 늦게 집에 들어오면 사실 다른 일을 할 기력이 없죠.

 

 그런데 마냥 그렇게 살아지는대로 살아가면 인생에 반전은 없습니다. 더 안 좋아지기만 할 뿐이죠. 돈도 중요하지만 '내가 즐겁고, 행복해지는 인생'을 사는 것이 더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내게 즐거운 일'이 무엇인지 곰곰히 생각해보세요. 그리고 '시간이 나면'할 것이 아니라 '시간을 내서' 해야 해요. 그리고 혼자하지 말고, 다른 사람들과 같이 하세요. 요즘에는 정말 다양한 모임이 있는데요. 어플이나 SNS 등을 통해 내가 즐길 수 있는 취미를 다른 사람과 함께 하는 방법을 찾아보세요.

 

 그러는 것이 다른 사람들과 더 자연스럽게 친해지는 방법이에요. 그렇다고 꼭 연애를 위해서 모임에 나가라는 것은 아니에요. 모임에 나가보면 그런 의도를 가지고 나오는 사람들은 반드시 티가 나게 되어 있어요. 그러지 말고 정말 즐기러 나가보세요. 그러면 내 인생도 조금씩 환해지기 시작해요.

 

 

 

05. 마치며

 

 '짝사랑'에 대한 이야기부터 '새로운 사람을 어디서 만날 수 있을까'에 대한 이야기를 해드렸는데요. 사실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방이 아니라 ''입니다. 고민 내용을 보내주신 메일을 잘 읽어보면 질문자분의 이야기를 읽을 수 있는데요.

 

 질문자분께서는 본인에 대한 자부심이나 자신감, 자존감 등이 약하다고 느껴집니다. 이런 것들이 약하게 느껴진다면 상대방에게도 당연히 멋진 인상을 남길 수 없는데요. 급하시더라도 좀 더 ''에 시선을 집중하고,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이 중요할 것 같아요.

 

 내가 정말 살고자 하는 삶은 어떤 것인지, 내가 하고 싶은 사랑은 어떠한 모습인지, 다른 사람에 남기고 싶은 인상은 어떤 모습인지처럼 스스로에게 자부심이 있고, 자존감이 높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사람은 끼리끼리 만난다라고 하잖아요? 위에서도 말씀드렸지만, 내가 더 좋은 사람이 되면 더 좋은 사람을 만나는 건 당연해요. 사람들의 심리는 사실 '나보다 잘난 사람을 만나고 싶다'이거든요. 나보다 못난 사람과 만나고 싶어하는 사람은 못본 것 같아요.

 

 외적인 모습은 처음 상대방에게 다가갈 때 중요하죠. 그치만 어느 정도 가까워지게 되면 그 이후로는 그리 크게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에요. 물론 실제로 외모가 최우선인 사람이 있겠지만, 결국에는 내면을 보게 되더라고요. 그러니 질문자분께서도 이제는 내면을 가꾸셨으면 좋겠어요.

 

 물론 외모도 가꾸셔야 해요. 나에게 맞는 옷을 입어야죠. 첫인상은 말씀드린 것처럼 정말 중요한까요.

 

 지금보다 더 멋진분이 되시기를 바라고요. 더 멋진분, 성장한 질문자분께 맞는 멋진 분을 만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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