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00. 위기

 

 구조조정, 실업, 비정규직. 요즘 뉴스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단어다. 정부는 과거 낙수효과를 기대한다며 대기업을 밀어줬다. 세금 혜택도 잔뜩 주고, 규제도 대기업에 맞게 만들어주며 기업 친화 정책을 폈다. 낙수효과는 '대기업 및 부유층의 소득이 증대되면 더 많은 투자가 이루어져 경기가 부양되고, 전체 GDP가 증가하면 저소득층에게도 혜택이 돌아가 소득의 양극화가 해소된다는 논리'라고 한다.

 

 그 결과는 참담했다. 잘나가던 대기업은 하나 둘 파산 직전까지 내몰렸다.

 

 현재 대기업 및 부유층의 소득은 증대되었고, 그들은 자신의 자산을 투자하지 않았다. 해외로 돈을 펑펑 쓰러다녔으며, 거대해진 몸집은 권력을 휘두르게 되었다. 힘이 없는 말단 직원이나 비정규직들은 이미 해고되거나, 구조조정 대상으로 제일 먼저 선정됐다. 

 

01. 어떤 자세를 취할까?

 

 <익숙한 것과의 결별>이라는 책은 1998년에 초판이 발행됐다. 내가 읽은 책은 2001년에 개정된 책이다. 가장 최근에 개정된 책은 2007년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읽어보지 않아 무엇이 달라졌을지는 모르겠다.

 

 이 책은 초판이 그렇게 오래 전에 쓰여졌음에도 대량실업시대가 올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책의 저자는 구본형 씨로, '구본형 변화경영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IBM 본사에서 변화, 개혁, 경영 등에 대한 컨설팅을 했다. 그의 직업 때문이었을까? 그는 10여 년 전부터 현시대의 모습을 상상하고 있었다.

 

 책은 직장에 부는 변화의 바람을 조명하고 있다. 직장은 변해갈 것이며, 대량 실업 사태가 일어날 것이라고 했다. 그 속에서 우리는 어떠한 자세를 취해야할지에 대해서까지 이야기한다.

 

 

02. 실업

 

 '개혁의 성공은 잉여 노동력의 감원을 수반하여 갈 것이다. 기술 실업이 심한 곳은 살펴본 바와 같이 생산 부문이 가장 심각하다. 또한 서비스 분야라 하더라도, 단순 반복적인 업무로 그 부가 가치가 작은 직무는 사라져갈 것이다. 이것은 현실이다.' _ p.149

 

 정말로 현실이 됐다. 단순 반복적인 업무는 기계로 대체되고 있다. 아직은 완벽하지 않지만 그림을 그리는 로봇까지 나왔을 정도다. 인간의 삶을 윤택하게 만들기 위한 기술의 발전이 오히려 사람들의 일자리를 빼앗아가고 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면 결국 사람이 아닌 기계가 하게 될 것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일자리는 줄어들 것이다. 지금만 봐도 청년들의 일자리가 없다. 취업이 안 되니 대학까지 나온 인재들이 단순 업무를 하는 공무원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대학교육이라는 고등교육을 받은 이들이 할 일이 아무것도 없는 시대다.

 

 구본형 씨는 이에 대해 10여 년 전부터 꾸준히 이야기해왔다. 대량 실업 사태는 곧 찾아올 거라고. 그래서 우리는 그에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03. 개인의 자세

 

 요즘은 한창 '1인 기업'이라는 말이 많이 들리고 있다. 취업이 안 되니 내가 회사를 차리자라는 것인지, 아니면 정말 하고자 하는 일이 있어 회사를 차려 1인 기업이 되려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그런데 난 이 신호가 나쁘지만은 않다 생각한다.

 

 '충성심과 시간을 판 대가로 먹거리를 해결받는 고용 관계가 아니라 계약에 의한 상호 협력 관계라는 새로운 인식은, 스스로를 직장으로부터 해방시킴으로써 1인 기업의 경영주로서의 새로운 출발을 가능하게 한다.' _ p.179

 

 저자는 '태도를 바꾸라'고 했다. 1인 기업으로 시작을 하는 것도 좋지만, 기업에 들어간다면 단순히 '돈을 받으니 일을 한다'라는 태도에서 벗어나 '내 노동과 기술을 판다'라는 태도를 가지라는 것이다.

 

 직장을 다니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대게 '다른 일을 할 시간이 없어요'라는 말을 많이 한다. 나도 직장을 다녀봐서 그 마음은 이해가 간다. 하지만 이 핑계 저 핑계 다 대다가는 결국 쌓이는 건 주름뿐이다.

 

 책에서는 '상황을 변화시킬 수 없다면, 이 상황을 해석하는 자신의 관점을 변화시켜라'고 한다. 당장 상황을 바꾸기는 쉽지 않다. 그치만 관점을 바꾸는 것은 당장이라도 가능하다. 그렇게 바꾼 관점은 지금 당장 효과가 나타나지는 않더라도 가까운 미래에 결국 좋은 변화를 가져다 줄 것이다.

 

 

04. 오롯이 홀로 서는 방법

 

 '자기의 욕망에 솔직하고, 자신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사람은 세상이 부여하는 가치보다 자신의 욕망에 보다 충실하다.' _ p.291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할 것은 '나의 욕망'이다. 욕망이라고 하면 부정적인 의미가 먼저 떠오르기 마련이다. 그러나 사람은 누구나 욕망을 가지고 있다. 그것이 좋은 욕망인지 나쁜 욕망인지에 따라 큰 차이가 있다. 내 안에서 나오는 좋은 욕망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래야 오롯이 홀로 설 수 있게 된다.

 

 저자는 책에서 '욕망은 공익에 기여하는 모습으로 실현되어야 한다'고 했다. 욕망이 공익에 기여하는 모습으로 실현된다는 것은 '다른 사람의 불행 위에서 나의 행복이 구축될 수 없다'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욕망을 가장 우선시 하되, 그것이 남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 것에서 나아가 공익에 기여하는 모습으로 실현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사람들이 늘어나면 반드시 따듯한 사회가 형성될 것이다.

 

 이 책의 리뷰는 책 속의 글귀로 마무리를 하자.

 

 '공연히 바쁘게 보내지 마라. 인생은 의미를 찾아가는 시간이다. 쓸데없이 바쁜 사람은 본말을 전도하게 마련이고, 인생의 시간을 잡동사니들에 다 써버리게 된다. 멍청하게 써버린 바쁜 시간이 모든 것을 망쳐놓는다.' _ p.377

 

 '이제 매일 22시간씩 주어지는 일상을 살아라. 아버지로서, 아내로서, 혹은 딸이나 아들로서, 그리고 직장인으로서, 누군가의 친구로서, 그렇게 살아라.'

 '그리고 매일 두 시간은 오직 자기만을 위하여, 자기 자신이 되기 위하여 사용하라. 이 두 시간은 어느 무엇을 위해서도 양보하지 마라. 그것을 파는 날, 그대는 노예가 된다.' _ p.386

 

-

'도서관에 사는 남자' [브런치] 구독하기 >>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하트를 가득 채워주세요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