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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축제의 달이라고 할 만큼 많은 축제가 곳곳에서 열린다. 그중 역시 대학교 축제를 빼놓을 수 없다. 동아리 활동을 하며 갈고 닦았던 실력을 공연으로 뽐내기도 하고, 길거리 장사나 이벤트를 하기도 한다. 주점이며 초청 가수 공연이며 볼 거리도 많다.

 

 대학교 도서관에 매일을 보내는 만큼 졸업생임에도 이런 대학교 축제와 무관하지 않다. 축제를 즐기는 소리들이 문이며 창문이며 가뿐히 넘어 도서관으로 들어온다. 학교 축제인 만큼 이 시기는 좀 즐겨도 되지 않나 싶지만 도서관에는 평소와 다름없이 학생들로 가득하다. 물론 나도 도서관에 앉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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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제는 대학생 때만 즐길 수 있는 행사가 아니다. 어릴 때부터 우리는 많은 축제를 즐긴다. 기억에 남는 것을 하나 꼽자면 '초등학교 운동회'가 있다. 운동회날만 되면 들뜬 마음에 아침 일찍 집을 나선다. 친구들의 운동경기며 부모님들의 운동경기, 먹거리 장터, 장난감 상인들, 어린 시절 즐길 수 있는 가장 큰 축제가 아닌가 싶다.

 

 우리는 이렇게 어린 시절부터 축제를 즐겨왔다. 축제 시기만 되면 사람들의 목소리가 한층 높아지고, 얼굴에 웃음이 가득해진다. 그러나 축제 기간이 끝나면 언제그랬냐는 듯 웃음기는 사라지고 시끌벅적하던 말소리도 자취를 감춘다.

 

 

 축제는 대게 대학교에서 끝난다. 물론 지역마다 큰 축제가 벌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그런 축제들은 학창시절의 축제와는 느낌이 조금 다르다. 우리의 축제라고 할 수 있는 축제들은 대학생 때가 마지막이다.

 

 축제만 시작되면 설레임과 즐거움이 가득하지만, 축제가 끝남과 동시에 설레임과 즐거움도 사라진다. 보통 길어야 3일이지만, 나이가 들면서 이 짧은 축제도 즐기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축제를 즐기지 못하고 도서관에 앉아 사회에 나갈 준비를 하는 이들의 얼굴에는 근심과 걱정만이 가득 서려있다.

 

 인생의 설레임과 즐거움은 20대에 끝나는 걸까? 100세 시대라는 말이 뉴스에 시도때도 없이 나오는데 설렘과 즐거움이 20대에 끝나버리면 남은 인생이 얼마나 암울할까? 물론 이렇게 암울한 삶을 사는 사람이 대부분이라는 걸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대부분 알고 있을 것이다.

 

 축제라는 말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축하하여 벌이는 큰 규모의 행사'나 '축하와 제사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라고 한다. 아무리 단어의 의미를 이렇게 규정해놓았다고 하더라도 얼마든지 의미를 바꿔서 생각할 수 있다. 큰 규모의 행사라고 하면 대게 지금까지 봐 온 행사들을 떠올리는데, 그것이 아니라 축제를 우리의 일생에 빗대어 보자. 우리는 100년이라는 긴 세월의 큰 행사를 즐기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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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떻게 사는지는 각자 마음먹기 나름이다. 20대에 축제가 끝난다 생각하면 그대로 끝날 것이고, 인생이 온통 축제라 생각하면 매일 설레고 즐거운 하루를 살게될 것이다. 전생이니 뭐니해도 역시 인생은 한 번 뿐이다. 다음 생애에는 행복하길 바라도 다음 생애는 없다.

 

 나는 왜 사는지 생각해보자. 많은 사람들은 부자가 되기를 바란다. 그들은 왜 부자가 되기를 원할까? 부자가 된다고 행복할까? 절대 그렇지 않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돈은 많을수록 더 많이 가지고 싶어지는 법이다. 나는 과연 돈을 벌기 위해 사는가, 아니면 재미있게 즐기려고 사는가, 이 고민을 하는 것이 열심히 사는 것보다 우선이지 않나 싶다.

 

 인생은 축제다. 단 한 번의 거대한 행사로 끝나는 축제가 아닌 한 사람의 일생이라는 축제다. 그러니 한 번 즐기고 말 것이 아니라 평생 즐기며 사는 삶을 살아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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